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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3 14:4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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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OM---글로비스 블록딜, 시장은 배신감 느꼈다 |
글로비스 블록딜, 시장은 배신감 느꼈다
글로비스 중심 개편에 베팅한 투자가 배신행위 지적…수요예측 30% 못채워 실패
박준식 기자
|입력 2015.01.13 10:30|조회 : 2442 공유 :
현대차그룹의 오너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전략적, 실무적 실책으로 사실상 완전히 무산됐다. 이번 계획이 시장에 노출되면서 글로비스 중심의 지주사 전환 카드를 단기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도 뼈아픈 자책으로 지적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전일 장 마감 후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글로비스 주식 502만2천170주(13.4%)를 팔겠다고 제안했다. 이 블록 트레이드의 주관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고 투자자 모집을 위해 제시된 주당 할인율은 12일 종가보다 7.5∼12% 낮은 주당 26만4000∼27만7500원 수준이었다.
씨티는 그러나 북빌딩(book building, 투자수요예측)에서 정해진 물량의 3분의 2밖에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된 투자가 수요도 대부분이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외국계 헤지펀드로 구성됐다. 이로 인해 할인율 밴드 역시 제시된 범위의 최상단(할인율 최대)인 12%로 집중됐다는 것이 관계자들 설명이다.
블록딜은 매각을 주도하는 고객이 원하는 수량을, 원하는 가격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 당일의 수요예측보다는 사전 시뮬레이션 작업이 중요하다. 거래를 주도하는 주관사의 능력이 실제 거래 제안을 내기 전에 충분한 투자가를 섭외해 물량과 가격의 접점을 맞추는데 있는 것이다.
씨티는 지난해 블록딜 거래에 강점을 보여 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내놓은 KCC 보유 주식 80만3000주(7.63%)를 블록딜로 팔 때에도 국내 KDB대우증권과 협업해 6%대 할인율 범위 내에서 4200억원 어치의 딜을 완수했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범 현대가 계열인 현대차그룹도 이런 씨티의 실적을 근거로 오너 지분이 걸린 중대한 블록딜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전략적 허점을 가지고 출발했다는 지적에 무게가 쏠린다. 일단 시장은 글로비스 블록딜이 시도되기 이전까지 현대모비스보다는 글로비스 중심의 지주사 전환과 승계작업 시도에 베팅해왔다. 글로비스 주가는 지난 1년간 21만원대에서 33만원대까지 꾸준히 상승해왔다. 현대모비스가 같은 기간 32만원대에서 22만원대로 추락한 것과 비교된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이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에 10조원대 베팅을 감행하자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하지만 시장이 승계작업의 단초와 향후 지주사로 지목한 글로비스는 유일한 예외였다. 비슷한 시기에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글로비스는 국내 투톱 그룹 가운데 하나인 현대의 예비 지주사로 각광받으며 주가가 근본가치 이상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공정거래법에 따른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시장의 이런 배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시장에 대한 배신으로 읽혀졌다. 현대차그룹과 씨티는 주가가 오른 글로비스를 팔아 정 회장 부자의 지분을 30% 이하로 낮춰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극복하고 현금도 확보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주가차이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아진 현대모비스를 사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돼 시장이 배신감을 느꼈다는 해석이다.
김용환 부회장 등 현대차그룹 기획 조정라인과 글로비스 재무 실무진이 서둘러 추진해온 승계의 단초는 글로비스 블록딜 실패로 사실상 초반부터 어그러졌다. 글로비스 블록딜이 실패하면서 글로비스 주가는 이날 하한가로 주저앉고 현대모비스 주가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 현대차가 손에 쥐고 있던 모비스나 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정리 카드는 단기적으로 모두 불가능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글로비스 중심의 지주사 전환이라는 카드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블록딜 시도로 인해 스스로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거래 관계자는 "1조원대 블록딜을 계획하면서 국내 롱펀드(장기 기관 투자가)나 해외 기관투자가 섭외 없이 거래를 시도한 것도 큰 실패 원인"이라며 "국내 시장 투자가들에 대한 배려 없이 해외 단기 투자가에 집착하고 이를 외국계 증권사 한 곳에 맡긴 것은 실무진의 실책(bonehead play)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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