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간부사원노동조합
 
 


 
 
올린이 : 언론 조회수: 3161    추천:390 2015-06-08 10:56:33
조선비즈--승계시대 뉴리더] 정태영① 현대차그룹의 '튀는 사위'…금융권의 이단아

승계시대 뉴리더] 정태영① 현대차그룹의 '튀는 사위'…금융권의 이단아

안재만 기자

이메일hoonpa@chosunbiz.com



변기성 기자

이메일zipperblues@chosunbiz.com

입력 : 2015.06.08 09:48 | 수정 : 2015.06.08 09:59



무색무취 재계 사위 중 드물게 자기색깔 뽐내는 '팔색조' 정태영

보수적인 현대차 계열 금융사에 브랜드 입혔다

현대모비스 임원 당시 도요타차 탈 정도로 남 시선 신경 안써

튀는 행동은 계산된 것이란 분석도…경영 능력 입증했지만 '사위'란 점은 한계



"모바일 카드는 출시할 생각이 없다." "회계감사 품질을 높이려면 현재 감사비의 3배는 줘야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2등만 하겠다."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평가받기도 하는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의 톡톡 튀는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돌출 행동'에 가깝다고 보기도 한다. 일견 생각하기에 재벌가 사위인 정 부회장은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야할 것 같기에 그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띈다.



그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다. 재벌가 사위는 대부분 무색무취 일색이고 때로는 있는듯 없는듯 행동한다. 현대가(家)는 재벌가중에서도 특히 보수적이다. 현대가의 이미지는 '우직함', '보수적', ‘남성위주’ 등으로 요약되곤 한다.



게다가 정 부회장은 금융권에 있다. 금융권 종사자는 타 업권에 비해 더 보수적일 때가 많다. 모바일카드는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허용한 분야다. 그는 그런데도 "용도폭이 너무 작고 모호하다. 시류에 치우친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태영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들 한다.



◆ 남 눈치 안보고 멋을 추구하는 경영자…도요타 탔던 현대차 사위



1960년생인 정 부회장은 정경진 종로학원 설립자의 장남이다. 동생으론 정해승 전 이루넷 사장, 정은미씨가 있다. 정 부회장은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대학원 석사과정(MBA)을 밟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슬하의 1남3년중 둘째 딸인 정명이씨와 만 25살이던 1985년 결혼했다. 정 회장의 첫째 딸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고, 셋째 딸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다. 막내가 정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다. 정명이씨는 현대커머셜 고문직을 맡고 있지만 경영에 참여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위 중에선 정 부회장이 유일하게 현대차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성이 고문의 남편은 선두훈 선병원 이사장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윤이 전무는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대표(현 삼우 부회장)와 2014년 8월 이혼했다.



정 부회장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지인들은 "원래부터 튀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그는 결혼 후인 1987년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했고, 이후 현대모비스 사업관리실장, 기아자동차 구매총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대모비스 임원 시절 현대차가 아닌 도요타 자동차를 타고 다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나 당시엔 실적이 잘 나오지 않아 현대차그룹 임원들 사이에서의 평가가 더욱 박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재는 관용차로 기아차 K9을 타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어느 브랜드의 차를 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튀는 성향은 그의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에서도 감지된다. 한 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도 SNS 활동을 활발히 했었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 아래 지금은 활동을 접은 상태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페이스북에 자신의 경영철학이나 취향, 혹은 동선을 보여주는 글을 남기곤 한다.







▲ 정태영 부회장 /정태영 페이스북

◆ 현대캐피탈은 자유분방한 회사?…강한 위계질서에 경력직원들 놀라



"이제 서서 하지말고 앉아서 발표합시다. 아니 발표가 아니라 함께 논의합시다"



2015년 3월 현대캐피탈의 광고 수주를 앞두고 이노션, TBWA 등 광고사가 프레젠테이션(PT)을 할 때 정 부회장은 이 같이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협력자로서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함께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말고 함께 논의하자"고 했다.



당시 PT에 참여했던 한 광고계 인사는 "하는 자와 듣는 자로 나뉘던 PT의 관행을 깨는 이 같은 시도는 신선했다"면서 "형식보다 실질을 강조하는 정 부회장의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권위주의 타파를 부르짖는다. 연말이면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 직원들은 정 부회장의 자리에 앉아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사진을 찍을 때 옆에서 "대표이사가 된 것처럼 으스대보라"고 주문한다.



안건 2~3개를 정한 뒤 직급과 무관하게 실무자들과 회의하는 것은 정 부회장의 대표적인 경영 스타일 중 하나다. 현대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실무자들과 논의하는 것은 정 부회장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회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군대 스타일이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에 녹아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경력직으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로 옮긴 직원들은 예상보다 강한 회사의 군기에 깜짝 놀라곤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직원은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 등에서 실제로 성과를 냈고, 그 과정에서 공로를 인정받다보니 '내 생각이 맞다'는 믿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면서 "정 부회장 생각과 다른 의견을 밀어붙이다가 곤욕을 치른 직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자유분망한 회사라고 인식하는 것은 분명히 오해"라고 강조했다.



마냥 튀어보이는 행동들도 철저히 계산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례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가족이나 직원들이 인터뷰 등을 통해 본인을 뽐내는 것을 싫어한다. 정 부회장 또한 장인의 심기에 어긋나지 않게 적정한 선에서만 본인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란 평이 나온다.



실제 그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서슴없이 돌직구를 날리지만 현대차그룹이나 재벌 등의 이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는다.



◆ 현대카드로 옮긴 뒤 물만난 고기처럼 뚜렷한 색채 드러내



정 부회장의 튀는 성향은 2003년 10월 현대카드 대표를 맡으면서 활짝 폈다. 카드업계가 자동차업계에 비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그가 대표를 맡음에 따라 견제 없이 경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금융권에서 흔히 쓰이는 평가지표인 KPI(Key Performance Index)를 없앤 것이나 특유의 문화 마케팅을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재벌가 사위로서 오너십이 있는 전문경영인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멋있다라는 통일되고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씌우는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이 2003년 현대카드의 전신인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시장점유율은 2%에 불과했다. 그런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2~3위로 도약한 건 현대차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 부회장의 뛰어난 경영능력이 십분 발휘됐기 때문이다.



무미건조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달리, 정 부회장이 경영하는 금융 계열사들엔 젊고 세련된 차별화 이미지가 있다. 2003년 정 부회장 체제 이후 처음 나온 현대카드의 광고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였다. 매년 개최되는 슈퍼콘서트를 비롯해 뮤직 라이브러리, 트래블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도 정 부회장 체제의 현대카드니까 가능하다.



정태영이란 개인 자체도 멋을 추구한다. 그의 페이스북은 화려함으로 도배돼 있다. 짧게 올려친 헤어스타일에 모던한 디자인의 안경, 몸에 맞춘 수트는 현대카드의 이미지로 이어지고 있다.







▲ 정태영 부회장 /정태영 페이스북

현대카드 본사 건물 1층에도 예사롭지 않은 조형물이 천장에 달려있고, 단순함과 직관성을 강조한 애플사의 컴퓨터가 십여대 놓여 있다. 특유의 이미지를 이곳 저곳에 심으려고 한 의중이 느껴진다.



◆ '사위'란 점은 근본적 한계



정 부회장의 가장 큰 숙제는 그의 지위가 '사위'란 점이다. 13년째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를 경영할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그렇다고 '오너'는 아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 주식이 단 한주도 없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본인이 '바깥 사람'으로 인식될 때 불 같이 화를 낸다고 한다.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속내가 분명히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관계자는 "과거 오너 일가에게 방탄차가 지급될 때 정 부회장에겐 지급되지 않아 엄청 화를 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커머셜 지분만 16.67% 갖고 있다(정명이 고문 33.33%).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 지분 5.54%, 현대라이프 지분 39.65%를 보유하고 있어 정몽구 회장이 '용인'하기만 한다면 정 부회장 체제로 전환할 수는 있는 상태다. 현대커머셜은 상용차와 기계류의 할부·리스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회사다.



2014년 11월 정 부회장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종로학원을 매각한 것도 '나는 현대차그룹에서 금융 계열사를 경영할 사람'이란 점을 선포하는 의미였다고 보는 이가 있다. 돌아갈 곳을 없앰으로써 자신의 뜻을 확고히 드러냄과 동시에 추후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종로학원 매각으로 800억~9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할부금융 등 금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위나 딸이 현대차그룹의 금융사를 접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부회장의 처남인 정의선 부회장 또한 금융 계열사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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