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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
조회수: 2381 추천:457 |
2015-08-24 15:47: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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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꼬여가는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이슈…서울시-강남구 갈등에 현대차만 ‘끙끙’ |
TOPIC] 꼬여가는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이슈…서울시-강남구 갈등에 현대차만 ‘끙끙’
기사입력 2015.08.24 12:25:21 | 최종수정 2015.08.24 14:11:54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동 한전 부지, 강남구가 내건 플래카드 모습(합성 사진임).
“현대차 공공기여금(잠깐용어 참조)은 우선 영동대로 개발에 써야 한다.” (강남구)
“적법한 절차에 따른 개발계획인 만큼 딴지를 걸지 말라.” (서울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공공기여금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강남구는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원샷개발’에 먼저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개발하겠다며 맞서는 모습이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그동안 구룡마을 개발 등 여러 이슈를 두고 사사건건 대립해온 만큼 이번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난 8월 12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시가 강남구에만 해당됐던 국제교류복합지구(코엑스~종합운동장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무리하게 늘리면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취소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강남구 종합무역센터 주변 지구로 설정했는데 갑자기 이 범위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넓혔다는 주장이다.
급기야 지난 8월 18일 강남구 범구민비상대책위원회는 강남구민 1만5000여명과 함께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 고시에 대한 무효 확인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신연희 구청장도 강남구민 자격으로 소송에 참여했다.
신 구청장은 “서울시가 지구 결정을 고시하면서 국토계획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했다. 법적으로 필요한 재원 조달 방안을 비롯해 경관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누락하고 주민 의견 청취 기회를 박탈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이 서울시 개발계획에 딴지를 건 근본적인 배경은 뭘까.
서울시는 지난 5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옛 한전 부지 일대에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까지 확대한 내용을 변경, 고시했다.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넓힌 데는 이유가 있다. 현대차의 한전 부지 매입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도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곳에만 공공기여금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부랴부랴 구역을 넓힌 셈이다.
지난해 10조5500억원이라는 금액에 한전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는 용적률 상향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의 일부를 공공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서울시에 1조7000여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 금액을 잠실운동장 주변 개발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청장들 “강남·북 균형개발에 써야”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커
‘서울시민 의견 모아 결정해야’ 의견도
그런데 이를 두고 강남구가 반대하고 나섰다. 강남구는 1조7000여억원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개발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동대로에는 2026년까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KTX 등 철도노선 6개가 신설될 예정인 만큼 지하 광역철도망과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를 지으려면 1조7000억원 자금도 넉넉지 않다는 얘기다. 강남구는 지난 7월 홈페이지에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에 잠실운동장을 포함시킨 ‘국제교류복합지구’ 고시를 취소해달라는 호소문을 올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입장은 다르다. “실제로는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대부분이 강남구에 쓰인다”면서 이번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만큼 개발계획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강남구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과 지구단위계획 결정을 혼동하고 있다”는 주장도 더했다. 서울시 측은 “지금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지정하는 절차까지만 진행됐다. 강남구가 누락했다고 주장한 경관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앞으로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이행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강남구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서울시도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와 강남구의 법정 다툼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일단 신 구청장은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참여하는 협상조정협의회에 우리가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면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한전 부지 사전협상을 위해 협상조정협의회, 정책회의, 실무태스크포스(TF) 등 3개 협상조직을 운영하는 중이다. 하지만 ‘실질적 협상 테이블’인 협상조정협의회에는 서울시장과 현대차그룹만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공공기여금을 논의하는 법적인 당사자는 서울시장과 현대차그룹인 만큼 강남구를 끼워주긴 어렵다. 대신 강남구는 정책회의와 실무태스크포스 등 2개 조직에는 참여해 주민 불편사항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협상 내용을 조율할 순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바꾸거나 협상조정협의회 구성 주체에 강남구를 넣지 않는다면 소송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갈등은 정치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구청장 모임인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한전 부지 개발 이익금이 강남구에만 투자된다면 강남·북 간 격차를 좁힐 수 없다. 서울의 고른 발전을 위해 공공기여금을 나눠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강남·북 균형발전론’이다.
물론 서울시 모든 자치구가 이 주장을 내세운 건 아니다. 신연희 구청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출신 5개(서초, 송파, 중랑, 중구) 구청장은 서명을 거부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구청장 20명만 성명에 참여한 상태다. 이를 두고 “서울시도 은근히 ‘강남·북 균형발전론’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는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법령 개정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러다 서울시-강남구 간 갈등이 자칫 서울 자치구장 간 갈등으로 커질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강남구 갈등으로 애꿎은 현대차그룹만 피해를 입게 됐다. 갈등이 지속될 경우 현대차 한전 부지 개발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한전 부지에 571m(115층) 높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업무, 숙박, 공연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2017년 초 착공해 2020년쯤 완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기엔 걸림돌이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설하려면 먼저 기존 한전 건물 지하에 있는 변전소를 옮겨야 한다. 당초 현대차는 변전소 이전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착공 이전에 변전소부터 이전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변전소 이전 허가는 관할구청인 강남구 몫이다. 공공기여금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이 커지면서 강남구는 ‘변전소 이전 불가’ 입장을 밝혔다. 신연희 구청장은 “서울시가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개발에 전적으로 쓰겠다고 약속해야 변전소 이전 허가를 해줄 수 있다”고 고집한다.
변전소 공사, 시험운영기간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1년 6개월 넘는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변전소 이전 허가가 지연되면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도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땅값만 10조원이 넘는 만큼 개발이 지연되면 현대차그룹은 수백억원의 금융비용을 떠안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양측 갈등이 커질수록 피해는 강남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서로 한발씩 양보하고 합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두 지자체 간 기득권 싸움인 만큼 쌍방 양보를 전제로 서울시민 의견을 도출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선 강남구 일대 중심으로 개발을 하되 강남구도 엄연한 서울시 관할인 만큼 일정 비용은 서울 균형발전 명목으로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강남구에 위치했지만 서울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도 서울의 도시 경쟁력과 서울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놓인 강남구 기득권을 어느 정도 존중하되 균형 개발을 위한 재원 배분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조언도 눈길을 끈다.
잠깐용어 *공공기여금
지방자치단체가 토지 용도 변경이나 용적률 상향 조정 등 규제를 완화해주고 기반시설 부지나 설치비용을 받는 것을 말한다. 토지 주인은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 대신 지자체는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 목적으로 환수한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사진 : 김성중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22호 (2015.08.26~09.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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