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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법원 조회수: 2027    추천:531 2015-12-11 10:51:47
시사IN---"노동법원 생기면 경영계도 유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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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원 생기면 경영계도 유리해"

시사INLive | 고제규·김은지 기자 | 입력 2015.12.03. 08:41



김지형 전 대법관이 대법원에서 재직한 기간은 법원 내에서도 ‘소수 의견의 황금기’로 평가받는다. 김영란·박시환·이홍훈·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가 소수 의견을 자주 냈다. 소수 의견은 당장 판례가 되진 않았지만, 법 해석의 지평을 넓혔다.



김 전 대법관은 ‘노동법의 권위자’로 통한다. 1989년 독일 괴팅겐 대학 연수를 계기로 노동법과 인연을 맺은 그는, 대법관 재직 시절 대법원 산하 노동법실무연구회를 꾸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동법 주석서 <근로기준법 주해>(전 3권)를 펴내는 등 노동법 연구의 질적 도약을 이끌었다.



퇴임 뒤 그는 법무법인 지평이 세운 ‘노동법연구소 해밀’ 소장을 맡아, 노동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해밀은 ‘노동분쟁 해결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노동법 관련 법조인·교수 등이 참여한 이 포럼에서 노동법원 도입도 주제로 올랐다. 김 전 대법관을 만나 한국의 노동법원 도입에 관한 견해를 들었다.



ⓒ시사IN 신선영 : 김지형 전 대법관(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동법 주석서 <근로기준법 주해>를 펴내는 등 ‘노동법의 권위자’로 통한다. 퇴임 뒤 노동법연구소 해밀의 소장을 맡아 노동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지난 3월 포럼의 결론은 무엇이었나?



노동법원을 도입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논의가 좁혀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그러니까 소모적인 노사 갈등을 지양하고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쟁 해결 방안을 만들어보자는 넓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심판 기능까지 지닌 노동위원회 등 현재 시행 중인 노동분쟁 해결 제도는 5심제 논란 등 합리적 해결 절차와 거리가 있다. 대안을 찾다 보니 유럽형 노동법원이 거론된 것이다. 해밀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노동법원 도입이나 현행 제도에 대한 개선에 동의하고 공감했다.



일찌감치 독일의 참심형 노동법원을 연구했다.



1989년 독일로 연수를 갔다. 그땐 연방노동법원이 카셀에 있었는데, 직접 참관했다. 참관 전에 참심형 노동법원에 대해 알고 갔는데도 판사석에 참심원이 앉아서 재판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니 충격을 받았다. 직업법관의 시각에서, 연방법원까지 비직업 판사인 참심원이 배석하는 게 신선했다.



사법부 안에서 참심형 노동법원 논의는 언제 처음 시작되었나?



법원 내부에서는 이런 사법제도도 가능하다는 소개 정도로 그쳤다. 외국의 입법례를 소개하는 정도였고 공론화하지 못했다. 그러다 2005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위) 의제에 하급심 강화 차원에서 노동법원이 포함되면서 공론화가 처음 시작되었다. 사개위 의제도 법원 내부 요구라기보다는 법원 밖에서 제기되면서 포함되었다.



사개위는 장기 정책과제로 미뤘다.



법원 입장이 그때 소극적이었다. 법원 안에서도 노동분쟁의 합리적 해결 제도로서 노동법원을 보지 않고 진보 대 보수라는 이념적 대결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논쟁적 소지가 있는 제도로 보았기에 도입을 부담스러워했다. 내부로는 이런 부담감이 있고, 겉으로는 비직업 판사가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 헌법과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위헌 논란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거나, 아직 시기상조라는 등 의견을 내세웠다.



지금 법원 내 분위기는 어떤가?



노동법원 도입의 중요한 열쇠는 법원이 쥐고 있다. 내부 동인이 있어야 한다. 법원 스스로 도입에 동의하고 정책 과제 삼아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쉽게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법원 내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법원이 자체적으로 노동법원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감해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하고, 또 끌고 가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법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노동 전담 재판부가 있는데 노동법원이 필요한가 하는 법원 내 시각도 있다.



‘전담’과 ‘전문’의 용어 차이가 있다. 노동 전담 재판부는 1980년대 후반 노동분쟁이 많이 발생하면서 법원도 전담 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했기에 다른 전담 재판부보다 먼저 만들었다. 노동 전담 재판부가 전담부로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노동 전담 재판부가 생기고 큰 구실을 한 것은 사실인데, 앞으로도 전담 재판부로 계속 갈 것이냐, 그보다 나은 형태인 전문법원을 모색할 것이냐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전담 재판부와 전문법원은 어떤 차이가 있나?



전문법원인 가정법원과 행정법원을 보자. 우선 재판부 구성, 법관의 전문성이 전담 재판부보다 훨씬 높아진다. 전문법원은 전문화된 인적 구성을 전제로 한다. 또 하나 절차적 특수성이 보장된다. 노동 전문법원이 만들어지면 가사소송법·행정소송법이 만들어지듯, 노동소송법이나 그와 유사한 절차법이 반드시 함께 마련된다. 지금은 전담 재판부가 있더라도 민사나 행정법원 절차로 진행된다. 노동법원이 생기면 노동분쟁의 고유한 절차가 시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럽 노동법원처럼 화해·조정률을 높이는 절차적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다.



현지 취재를 해보니 독일 노동법원은 조정률이 80~90% 정도로 높았다.



바로 그것이다. 노사 분쟁의 특성상 쟁송을 통한 해결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조정이다. 직업법관뿐 아니라 명예법관(참심원)도 참여하는 재판부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 조정률이 높은 것이다. 또 전문법원이 만들어지면 법관뿐 아니라 대리인을 비롯해서 소송 관계인들의 전문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예를 들면, 행정법원이 만들어진 뒤 행정 사건 전문 변호사들이 많이 생겨나듯, 노동 사건 전문 변호사들도 늘어날 것이다. 전문 변호사끼리 노사를 대리하면 소송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조정과 화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현재 전담 재판부의 전문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노동법에 관심 있는 판사들마저 전담부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상호 분담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노동법원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노동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쪽에서 보면, 노동법에 관심 있는 판사들이 배치되면 노동 판례 흐름 자체가 노동자 권리를 일방적으로 강화해주는 쪽으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데 기우라고 본다. 대형 로펌의 경우 사용자 쪽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의 역량이 뛰어나다. 노동법원이 생기면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쪽으로만 판례가 형성될 것이라고 보는 건 이런 전문 변호사들의 법조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시각이다.



노사 명예판사가 참여하는 참심형 노동법원이 법정마저 노사 분쟁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행 중인 유럽의 사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노사 단체 추천으로 재판에 참여하는 명예판사들은 법정 안에서 판사로서 소명의식이 강하다. 판사석에 앉는 순간 판사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재판받는 사람들은 재판부가 자신을 대리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만큼 신뢰한다. 재판 과정에 참여하는 행태를 보면 직업법관이 놓칠 수 있는 걸 도와주는 구실을 하지 노사 명예판사끼리 일상적인 논쟁이 많지 않다. 재판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재판권의 민주적 행사라는 점에서도 명예판사 제도는 바람직하다. 전문 영역에서 이해관계 당사자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제도가 훨씬 더 민주적이다. 직업법관만으로 구성된 법원 제도는 어찌 보면 그런 과정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 단계라고 보는 게 맞다.



현실화를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노동계뿐 아니라 경영계 쪽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노동분쟁이 빨리 해결되면 사업장도 안정화된다. 사소한 분쟁인데 5~6년을 끌면 노사 모두 부담이다. 노동법원의 판례가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불안감은 앞서 지적한 대로 기우다. 행정법원·특허법원 형성 과정을 보면 법원 밖에서 필요성이 제기되어 법원도 설득되고 동의해서 만들어졌다. 사회적 공감대가 넓어지면 정치권에서도 노동법원을 중요한 의제로 다룰 것이다. 노동법연구소 해밀에서도 내년에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뤄보려고 한다.



고제규·김은지 기자 /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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