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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보도 조회수: 3153    추천:239 2014-02-12 21:39:28
판사는 암행어사 박문수가 아니다

판사는 암행어사 박문수가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3.02.14 03:00 / 수정 2013.02.14 03:00

퇴임 김진권 서울고등법원장 “판사는 ‘암행어사 박문수’가 아닙니다.”



 김진권(63·사법연수원 9기·사진) 서울고등법원장은 국민들의 눈높이와 판사들의 실제 모습과의 괴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13일 퇴임하며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판사는 증거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는 사람인데 소송 당사자들은 증거가 없어도 판사가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판사가 어사 박문수처럼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식으로 판결할 수 없다는 걸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직(職)에 있어서 대놓고 하지 못한 말을 했다. 그러면서 판사에 대한 예우를 화제로 꺼냈다. “부처 차관과 고법 부장판사는 같은 차관급이라지만 실제 대우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판사가 조선시대 청백리의 표상처럼 살아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기대 같은데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1심에서 재벌 총수, 실세 정치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쇠방망이’ 판결을 내린 데 비해 2심에선 종종 형을 줄이거나 무죄를 선고하는 등 ‘솜방망이’ 판결을 내렸다는 세간의 분석 도 언급했다. “1심, 2심이 같은 판결을 내려야 하는 건 아니죠. 오히려 무죄라고 판단하면 적극 바로잡는 게 항소심 법원의 역할입니다. 고법은 1심의 미흡한 판단을 바로잡아 대법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수기’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는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시 19회에 합격했다. 1979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동부지방법원장, 대전고법원장을 지냈다. 판사 재임중 국민의 기본권을 옹호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사기관으로부터 진술거부권·변호사선임권을 고지 받지 못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원장에는 2011년 11월 취임했다. 법원 청사를 형사·민사·항소심 등 업무별로 구분해 ‘찾기쉬운 법원’으로 개선했다.



김기환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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